이상심리학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고통과 불행이 오랫동안 계속되거나 견디기 어려울 만큼 심각해지면, 부정적이고 비정상적인 이상행동을 나타내게 된다. 이러한 행동이 누적되어 부적응 상태가 오래되고 지속되면 정신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는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고통스럽고 불행한 과거 경험의 산물인 동시에 더욱 불행하고 고통스럽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하며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나타내는 사람은 주관적으로 상당한 심리적 고통을 느끼게 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적응에도 심각한 어려움을 나타낸다. 이러한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심리학의 한 분야가 이상심리학(abnormal psychology)이다. 이상심리학은 특히 인간의 불행과 심리적 고통에 대한 깊은 관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인간이 나타내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이상행동과 심리장애를 현상적으로 기술하고 분류하며, 그 원인을 밝혀내어 설명하고, 효과적인 치료와 예방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1. 이상행동 및 정신장애의 판별 기준

이상심리학의 연구 대상은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이다. 이상행동(abnormal behavior)은 객관적인 측정과 관찰이 가능한 개인의 부적응적인 심리적 특성을 말한다. 정신장애(mental disorder)는 특정한 패턴으로 나타나는 이상행동의 집합체를 말한다.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정의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적응 기능의 저하와 손상 :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개념은 적응이다. 이상행동을 적응적 기능의 손상으로 여기는 관점에는 적응과 부적응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과 적응과 부적응을 누가 무엇에 근거하여 평가하느냐는 것과 개인의 부적응이 어떤 심리적 특성에 의해서 초래되었는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2) 주관적 불편감과 고통 : 개인으로 하여금 현저한 불편함과 고통을 느끼게 하는 행동을 이상행동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판단하는 다른 기준은 주관적 불편감과 고통이다. 주관적 불편감의 기준으로 이상행동을 정의하는 데에는 심리적인 고통을 경험한다고 해서 모두 비정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누구나 어느 정도의 불편감과 고통은 경험하는데 얼마나 심한 고통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판단하느냐 하는 문제점이 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점은 매우 부적응적인 행동을 나타내면서도 전혀 주관적인 불편감과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경우이다. 

3) 문화적 규범의 일탈 : 모든 사회에는 그 사회에 속한 사람들이 따라야 하는 문화적 규범이 있다. 문화적 규범에 어긋나거나 일탈된 행동을 나타낼 경우에 이상행동으로 규정지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기준 또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4) 통계적 평균의 일탈 : 평균으로부터 멀리 일탈된 특성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통계적 기준이다. 

 

2. 이상심리학의 연구주제 

이상심리학은 인간을 불행으로 이끄는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이해하고 치료하는 경험과학(empirical science)이며,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의 진행과정을 예측하고 심리적 개입을 통해 그 과정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치료와 예방을 결정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1) 이상행동의 발견과 분류 : 이상심리학의 가장 첫 번째 기능은 인간을 불행과 부적응 상태에 빠뜨리는 이상행동과 정신장애가 어떠한 현상으로 나타나는지를 관찰하고 발견하여 기록하는 일이다. 다른 중요한 기능은 다양한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일이다. 이러한 분류작업을 통해 애매하고 복잡한 현상을 조금 더 명료하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할 뿐만 아니라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이상행동을 원인적 공통성과 현상적 유사성에 따라서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2) 이상행동의 치료와 예방 : 이상심리학의 목표는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치료하고 예방하는 것이다. 이상행동의 치료방법은 이상행동의 원인에 대한 이론적 이해에 근거한다. 다시 말해 이상행동을 일으키거나 지속시키는 요인들을 변화시키거나 제거함으로써 이상행동을 치료하게 된다. 여러 가지 다양한 이론적 입장에 근거하여 개인의 무의식적 갈등을 자각하고 자아기능을 강화함으로써 부적응 행동에서 벗어나게 하는 정신분석적 치료, 학습의 원리를 이용하여 부적응 행동을 제거하는 행동치료, 이상행동을 일으키는 역기능적인 사고과정과 신념체계의 수정에 초점을 맞추는 인지치료, 향정신성 약물을 투여함으로써 뇌의 화학적 변화를 통해서 정신장애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물치료가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치료하는 다양한 방법이다. 

3) 생물학적 입장 : 이상심리학의 생물학적 입장은 신체적 원인론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모든 정신장애는 신체 질환과 마찬가지로 신체적 원인에 의해 생겨나는 일종의 질병이라고 했다. 오늘날 이러한 입장의 연구자들은 정신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생물학적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 뇌의 구조적 결함, 뇌의 생화학적 이상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정신 장애를 치료하는 생물학적 방법으로는 약물치료, 전기충격치료, 뇌 절제술 등이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치료는 특정한 신경전달물질의 수준을 높이거나 낮추는 약물을 투여함으로써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이다. 

 

3. 심리평가와 심리진단

- 심리평가 : 개인의 다양한 심리적 속성(성격, 지능, 정신 병리, 이상행동 등)을 심리학적 전문지식에 근거하여 면접, 행동  관찰, 심리검사 등의 방법을 통해서 단기간에 평가하는 하는 것을 말한다. 심리평가를 하는 목적은 진단을 위한 평가, 치료를 위한 평가, 기타의 구체적 목적을 위한 평가 등이 있다. 

- 심리진단 : 개인의 이상행동과 증상에 대한 심리평가 자료를 통합하여 특정한 정신장애로 분류하는 것을 말한다. 

※ 임상적 심리평가와 진단을 위해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면접법, 행동관찰법, 심리 생리적 측정법, 뇌영상술, 행동관찰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