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스(인지·정서치료의 창시자 1913 ~2007)는 피츠버그(Pittsburgh)에서 태어났다. 최근 들어 심리치료 및 상담 영역에서 '인지'를 강조하는 치료적 입장이 관심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인지행동치료 접근으로 엘리스의 인지-정서-행동치료를 말할 수 있다. 엘리스는 본래 정신분석 훈련을 받고, 정신분석을 도입하였으나 효과성을 느끼지 못해 보다 효과적이며 단기적인 자신의 치료 접근 방식을 개발했다. 엘리스는 우리의 행동이나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 하에 인지-정서-행동치료(Rational-Emotive Behavior Therapy: REBT)를 발달시켰다. 인지-정서-행동치료는 여러 번의 발달 과정을 거치게 되었고, 이러한 발달과정 때문에 엘리스는 자신의 상담접근이 최근의 주요한 심리치료 및 상담의 경향인 인지치료(cognitive therapy)의 원조라고 강조하였다.
1. 엘리스의 주요 개념
1) 성격의 세 가지 측면
엘리스의 성격의 형성을 설명하는 성격의 세 가지 측면을 살펴보기로 한다
① 성격의 생리적 측면: 엘리스는 인간 성격의 생물학적 부분을 강조했다. 이러한 성향은 개인이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서 최상의 것을 주장하고 또는 원하는 매우 강한 경향성을 지니고 태어난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이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없을 때, 자신, 타인, 그리고 세상을 두루 비판하는 매우 강한 경향을 지니고 태어난다는 것이다.
② 성격의 사회적 측면: 엘리스에 따르면, 정서적 장애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 지나치게 많은 걱정을 하는 것과 관련되며, 타인이 자신을 좋게 생각할 때에만 자기 스스로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믿음으로부터 비롯된다. 그 결과로 다른 사람의 승인을 받고자 하는 욕망이 커지게 되면서 다른 사람에 대한 승인과 인정에 대한 욕구가 절대적이고 다급한 욕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우울과 불안을 피할 수 없게 된다.
③ 성격의 심리학적 측면: 개인이 일단 모순적인 사고를 통해서 우울과 불안을 경험하게 되면 자신이 스스로 우울하고 불안한 것에 대해 우울해하고 불안할 것이다. 이런 비논리적 사고들이 반복되다 보면 결국은 악순환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개인이 느끼는 지금 현재 감정 측면에서 볼 때, 그 감정에 더 빠져들고 생각할수록 그러한 감정들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바람직하지 못한 감정을 차단하는 보다 논리적인 관점은 개인으로 하여금 불안을 만드는 신념 체계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것이 좋다.
2) 당위성 대 수용하기
① 당위성: 우리를 파멸로 몰아넣은 기본적인 문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비합리적 신념이다. 감정, 행동, 사고는 상호 밀접하게 관련되어 순환적인 관계를 이룬다. 비합리적 신념에 의해서 일어난 역기능적 행동이나 부적절한 감정은 다시 또 다른 비합리적 생각을 일으키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이다. 그래서 인간과 관련하여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것이다. 엘리스가 제안한 비합리적인 신념의 주요한 원천인 세 가지 당위성은 다음과 같다.
· 자신에 대한 당위성: 우리 자신에 대해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나는 실수해서는 안 된다, 나는 실패해서는 안 된다 등 수없이 많은 당위적 사고에 매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에 대한 당위적 사고가 성립되지 않을 때 자기파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 타인에 대한 당위성: 우리와 가깝게 관련한 사람, 즉 자식, 부모, 남편, 애인, 직장 동료, 친구에게 당위적인 행동을 기대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자식이니까 내 말을 들어야 한다, 친구이니까 우정을 보여야 한다, 부인이니까 정숙하게 행동을 해야 된다, 등 가까운 다른 사람에게 바라는 당위적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인간에 대한 의심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의심은 인간에 대한 회의를 들게 하고 결국은 자기 파멸이나 비관적인 마음을 가져오게 된다.
· 조건에 대한 당위성 :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에 대해서 당위성을 기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의 방은 늘 정돈되어 있어야 된다. 나의 가정은 항상 행복해야 된다. 나는 주말에는 꼭 집에서 쉬어야 한다는 등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에 대해서 당위적 사고를 갖고 행동하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것처럼, 꾸준히 지속되는 당위적인 조건은 거의 없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보통 이러한 당위적 조건을 바라면서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화를 내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한다.
② 수용하기: 엘리스는 사람들이 자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강박적 생각을 버리고 수용하면서 살 것을 주장하였다. 다음은 수용하기에 대한 삶에 대한 그의 가치 및 태도에 엘리스의 지혜가 들어 있다.
· 죄가 아니라 죄지은 사람을 수용하는 것.
· 삶의 가혹한 조건이 변화될 수 없을 때 그러한 조건을 수용하는 것.
· 당신의 과거사가 변화될 수는 없지만 그 과거사에 대한 당신의 현재 반응은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수용하는 것.
· 당신이 영원히 이 세상을 살고 싶다 할지라도 결국은 죽는다는 것을 수용하는 것.
· 보통 많은 실천과 노력이 요구되지만 당신이 자신의 감정, 생각, 그리고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수용하는 것.
3) 비합리적 사고
엘리스가 제시한 정서장애의 원인이 되고 유지시키는 비합리적 사고는 다음과 같다.
· 어떤 사람은 나쁘고 사악해서 이러한 사악함 때문에 가혹하게 처벌받고 비난받아야 한다는 생각.
· 어떤 일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이것은 끔찍하고 파국적이라는 생각.
·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려면 모든 면에서 철저하게 능력이 있고, 적절하며 성취적이어야 한다는 생각.
·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야 하고, 의지할 만한 자신보다 강한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
· 다른 사람의 문제나 장애로 인해서 자신이 몹시 당황하거나 속상해야 한다는 생각.
위에서 말한 비합리적 사고는 우리의 정서를 혼란시키고, 용기 있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를 붙잡는다. 또한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많은 비합리적 사고들이 우리의 성숙을 방해하고 있다.
4) ABC 이론
엘리스는 신념체계를 합리적인 것과 비합리적인 것으로 구분하였다. 합리적 신념체계를 가지는 사람들은 일어난 사건에 대해 합리적 해석을 하여 대처하기 때문에 올바른 행동적, 정서적 결과를 가져온다. 반면에, 비합리적 신념체계를 가진 사람들은 일어난 사건에 대해 비합리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한 정서적, 행동적 결과를 경험하게 된다. 우리의 정서적, 행동적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으로 사건보다는 신념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인지, 정서, 행동 치료를 ABC 이론이라고도 한다.
2. 성격 이론의 적용
엘리스는 자신의 어떤 수행에 의해 자신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존적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인간이 가진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인본주의적 접근인 인지-정서-행동치료를 따른다면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인간으로서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라고 했으며 이러한 인지-정서-행동치료가 인본주의적 심리치료라고 강조하였다. 인간이 생물학적 경향성으로 대립되는 합리적 사고와 비합리적 사고를 타고났다는 엘리스의 주장은 성선설과 성악설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엘리스는 인간은 꾸준히 자기 대화와 자기평가를 하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고 보았다. 합리적 신념에 대한 자기평가와 자기 대화는 자신이 선택한 바람직한 인생 목표를 성취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하지만 비합리적 신념에 대한 자기평가와 자기 대화는 부적절한 정서를 느끼게 되고 역기능적 행동을 수행하도록 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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