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목요일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2011년도에 발생했던 대구 중학생 학교 폭력 사건을 방송했는데요. 그 당시 겨우 중학교 2학년 밖에 되지 않던 남자아이는 학교 폭력을 시달리다가 스스로 자신의 집 베란다 창문을 통해 투신하였습니다.
ˇ 2011년 대구중학생이 당한 학교폭력과 자살
ˇ 자신의 집에서 벌어졌던 학교 폭력
ˇ 가해자들이 주고받은 충격적인 대화 내용
아직 어린아이가 왜 그런 선택밖에 할 수 없었는지 방송을 보면서 정말 마음이 미어지고 안타까웠는데요. 너무나 착하고 가족들을 사랑했던 마음을 가진 아이라서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괴롭혀서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학교 폭력이 일어나질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방송에서 보여줬던 내용을 적어봅니다.
2011년 대구중학생이 당한 학교폭력과 자살
대구에 사는 중학교 2학년 승민 군은 엄마와 아빠 그리고 형을 둔 막내아들이었습니다. 승민 군의 부모님은 주말부부로 아버지는 타 지역에서 일을 하셔서 평일에는 집에 안 계셨고 형은 고등학생이라서 공부한다고 바빴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머니와 둘이 있는 시간이 많았다고 하고 승민 군은 엄마에게 딸 같이 살가운 아들이었다고 합니다.
12월 연말 분위기가 한창인 어느 날, 직장에 출근한 승민 군의 어머니는 승민이가 학교에 오지 않았다는 전화를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평소에 지각을 하지 않았던 아들이기에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으로 집으로 향했고 가족들을 단축번호로 저장해 놓은 어머니는 가는 도중에 승민이한테 전화를 걸지만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고 합니다. 순간 불길한 느낌이 들었던 엄마는 사고 났다는 경찰의 전화를 받고 집에 도착하자 자신의 집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투신한 흰 천으로 덮여있던 승민 군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사망한 승민 군 몸에는 얼굴만 빼고는 팔이나 다리, 엉덩이 등 온몸 구석구석에 온통 노랗고 시퍼런 멍투성이었다고 합니다. 검시관은 승민 군의 어머니에게 멍은 오랫동안 지속된 구타의 흔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A4 용지 4장을 빼곡하게 채운 승민 군이 남긴 유서에는 그동안 자신에게 벌어졌던 일들을 낱낱이 남겨놓았다고 합니다.
자신의 집에서 벌어졌던 학교 폭력
학교에서도 친구들도 부모님도 승민 군이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줄은 몰랐다고 합니다. 승민 군에게 폭력을 가했던 아이들은 학교에서는 전혀 그럴 거라는 상상도 못 했던 친구들이었고 폭력을 행사했던 장소도 놀랍게 승민 군의 집이었다고 합니다. 부모님이나 형이 집에 없는 틈을 타 거의 대부분이 승민 군의 집에서 폭력이 일어났다고 하네요.
승민이의 집을 마치 자기들 집인 것처럼 앞장서서 가해자 둘은 들어가고 그 뒤를 따라 고개를 떨군 채 힘이 없는 모습으로 승민 군이 따라 들어갑니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왔지만 갈수록 횟수가 늘어나 승민이가 사망하기 전 두 달 정도는 이틀에 한 번꼴인 무려 30번을 왔다고 하고 승민이의 집 현관 비밀번호도 자기들이 눌러서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렇게 승민이의 집에 들어가서 승민이의 어머니가 언제 오는지 확인한 후 승민이에게 온갖 심부름과 자기들의 숙제, 그리고 게임을 대신하게 하고 자기들은 자기 집처럼 냉장고 속의 음식을 꺼내 먹기를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동안 했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승민이가 못하거나 반항을 하면 자신들이 준비한 도구들로 옷으로 가려지는 부분만 골라서 사정없이 폭행을 가했다고 합니다.
가해자들 대신 승민이는 8개월 동안 무려 162일 게임을 대신해 줬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승민이에게 물고문까지 했다고 하는데요. 결국 승민이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결정적인 일은 12월 19일 날 가해자들이 승민이에게 라디오를 들게 한 후 무릎을 꿇게 하고 벌을 세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승민이를 피아노 의자에 엎드려 놓고 손을 봉쇄한 다음 무차별적으로 구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승민 군의 몸을 칼로 그으려고 했는데 실패하고는 오른쪽 팔에 불을 붙이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라디오 선을 뽑아 승민 군의 목에 감아 묶고 끌고 다니면서 던져주는 과자 부스러기를 주워 먹으라고 말했고 사진 속에 있는 가족들을 욕 했다고 합니다. 가해자들이 돌아간 뒤에 승민 군은 자신이 비통했다고 합니다. 승민 군은 자신이 살아있으면 더 불효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이날 밤 자살 할 마음을 먹고 유서를 남긴 후 다음 날 스스로 자살을 하였습니다.
가해자들이 주고받은 충격적인 대화 내용
사망당일, 한 번도 지각이나 결석을 하지 않았던 승민이가 학교에 오지 않자 교실 안은 술렁거렸다고 합니다. 담임 선생님은 아파서 병원에 갔다고 했지만 그게 아니라는 사실이 학교에 퍼졌고 가해자들도 듣게 되고 학교를 마치고 둘은 승민이의 집으로 찾아가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승민 군의 투신 사실을 확인한 가해자들 둘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인데요. 정말 충격적입니다. 어떠한 죄책감도 없이 아무렇지도 않은 대화 내용입니다. 죄를 지은 가해자들이 생기는 반성이나 후회 또는 당황이라는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그 나이 때에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어떠한 감정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통화 기록을 삭제하라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상 미성년자를 말하는 촉법소년이라는 것을 단단히 믿고 처벌이 아닌 처분을 받는다고만 생각을 했는지 저런 대화를 나눴지만, 결국 둘은 생일이 지났고 촉법소년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었지만 초범이고 학생이라, 죗값만큼 형을 받지 않고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지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 검사가 나열한 증가만 해도 96가지나 된다고 합니다. 유서 4장을 빼곡하게 써 내려갔던 승민 군, 엄마와 가족들에게 남겨질 상처까지도 걱정했던 착한 아이였는데요. 다시는 이러한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고 언제나 그렇듯 피해자만 끝까지 피해자로 남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무슨 벌로 그들을 심판받게 한다 해도 자식을 잃은 아픔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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